혹시 나도 통풍?
이유 없는 붓기와 통증이 시작이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딘가에 부딪혀 관절이나 인대 쪽에 문제가 생긴 거라고 느껴 찾아간 정형외과에서는 통풍이 의심되니 피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죠. 관절통증에 피검사라니. 하지만 피검사결과 요산 수치는 정상범위를 넘어섰고 발가락 통증의 원인은 통풍이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 이야기는 통풍을 처음 접할 때 겪을 수 있는 아주 흔한 이야기입니다. 통풍.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에게나 찾아오는 줄 알았던 이 질병은 놀랍게도 40대가 넘어서면 언제 우리를 찾아와 위협할지 모르는 아주 까다로운 녀석입니다. 요즘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30대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하는 질병이 되었죠.
통풍에 대해 이해하기
그렇다면 통풍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통풍을 잘 알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요산 수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산이란 우리 몸에 흡수되고 남은 퓨린의 대사산물입니다. 그리고 퓨린은 유기 화합물로서 음식물 섭취를 통해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됩니다. 즉,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을 통해 퓨린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되고 우리 몸의 혈중 요산 농도가 정상범위보다 높아져 '고요산혈증'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우리 몸속의 혈관을 돌아다니는 요산결정이 어딘가에 정착해 (그 어딘가는 엄지발가락 혹은 손가락 관절 부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절등에 침착하게 되고 염증을 발생시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게 되지요. 이것을 바로 통풍의 시작인 통풍 발작이라고 부릅니다. 통풍발작은 통풍이 진행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통풍발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게 되면 결국엔 관절의 변형과 불구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통풍은 관절뿐만 아니라 다양한 콩팥질환을 일으켜 신석증(콜팥돌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통풍은 일반적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요산을 제거하는 신장의 능력을 여성호르몬이 대신해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폐경 이후에는 여성들도 호르몬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고 나이가 들어 신장의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통풍 예방을 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통풍의 단계
통풍은 몇 단계를 걸쳐 진화하게 됩니다. 그중 제1단계는 우리 몸의 요산수치는 높으나 아직 관절의 통증이나 신장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 고요산혈증입니다. 이 무증상 고요산혈증의 단계가 지속되다가 통풍발작이 발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긴 시간을 통풍발작의 증상 없이 보내기도 합니다. 제2단계는 첫 번째 통증발작이 나타나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입니다. 이 첫 발작은 한 관절에 극심한 통증이 통반 되고 그 주위가 붓기도 하며 열이 나고 붉게 변하기도 합니다. 발작은 몇 시간 이내에 사라지기도 하지만 며칠 동안 통증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다만 제2단계에서는 비교적 약물로 빠르게 회복되기도 하고 통증도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이 첫 번째 통풍 발작 후 통풍을 극복했다고 생각해 몸을 예전과 같이 방치하는 실수를 많이 저지르곤 합니다. 제3단계는 만성 결절성 통풍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 통풍발작 증상이 발현된 후 증상이 없는 간헐기 기간을 보내다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2년 사이에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두 번째 발작 이후에 지속적인 통풍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발작이 만성이 됩니다. 또 첫 통풍발작으로부터 약 10년의 기간 안에 통풍결절이 형성되어 우리 몸의 관절등에 울퉁불퉁하게 덩어리가 생기게 되지요. 관절이 굳어지기도 하며 지속적인 통증도 동반하게 됩니다.
통풍은 까다롭지만 관리만 잘하면 평생 통증 발작과 신석증과 같은 합병증 없이 공생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통풍은 특히나 합병증이 위험한 질병이기 때문에 방치해 두어 합병증까지 가지 않도록 한다면 통풍발작과 같은 경험 없이 충분히 극복하고 공생할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통풍을 이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